[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] 비트코인 가격이 29K 밑으로 내려왔다.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, 중국 부동산 위기론이 부상하면서 레거시 금융시장과 디지털 자산시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.

관건은 큰 돈이 움직이는 채권시장이다. 미국과 중국 모두 금리 정책이 실물 경제를 살릴 열쇠를 쥐고 있다.

# 모든 것은 금리 놀음

채권수익률이 상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?

1) 미국 은행 위기가 고조된다. 연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대표적인 예다. 무디스와 피치는 미국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.

2) 중국 부동산 시장이 더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다. 부채로 버티고 있는 건설사들이 연쇄 도산한다. 구제금융을 준다? 건실한 영역까지 피해가 올 수 있다.

레거시 시장의 위기는 비트코인에게는 기회다. 그러나 위험이 점화되고 주식, 채권, 외환, 그리고 국제 금 시세가 급변하면, 비트코인에도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올 수 밖에 없다.

미국 국채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‘위험한 전망’이 나왔다.

# 서머스의 예언

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6일(현지 시간) 블룸버그 TV에 출연, “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국채 10년 만기 수익률은 평균 4.75% 수준을 기록할 것”이라고 말했다.

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.19%를 기록했다. 2007년 이후 가장 높았다. 서머스 전 장관의 예측은 이보다도 56bp 높다. 지난 20년 동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평균 2.90%였다.

서머스 전 장관의 수익률 전망 대로라면 웬만한 은행이나, 기업, 가계는 이자 부담 때문에 견디기 어렵다. 미국 정부도 수 조 달러 이자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.

# 서머스의 계산법

서머스 장관이 “4% 후반, 4% 대” 이렇게 어림해서 얘기하지 않고 ‘4.75%’라고 수소점 이하 둘째 자리까지 얘기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.

서머스 장관의 계산법을 보자.

1) 물가 2.5% : 팬데믹 이후 연준이 아무리 노력해도 단기간에 2% 이하로 인플레를 떨어뜨리기 어렵다. 10년 이상이 걸린다.

2) 실질 금리 1.5~2% : 연방 정부의 부채 증가. 특히 국방비 부담이 급증. 트럼프 정부가 세금을 깎아준 것이 결정타였고, 시장 수익률도 상승했다.

3) 텀 프리미엄(Term Premium) 0.75~1% 포인트 : 장기채를 보유함으로써 투자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이 높아졌다. 10년, 20년 후 미국 정부를 어떻게 믿나?

1)+2)+3)의 결과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다. 그 값이 4.75~5.50%다.

# 투자 방정식이 달라진다

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년 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평균 2.90%에 불과했다. 앞으로 10년가 금리가 4.75% 이상으로 상승한다면 주식, 벤처, 부동산 투자 방정식이 달라져야 한다.

미국 연방 정부의 재정 계획도 바뀌어야 한다. 지난 주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채 금리가 1% 포인트만 상승해도, 2033년 재무부가 지급해야할 국채 이자가 2조 달러로 급상승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.

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+로 강등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. 미국 정부는 이자를 갚기 위해 빚을 더 내야 할 지도 모른다.

이처럼 장기적인 고금리는 거시경제 전반을 뒤흔든다.

# 이더리움 스테이킹 이자

암호화폐 시장도 구조를 뜯어 고쳐야만 생존할 수 있다.

단적으로 이더리움을 보자. ETH 스테이킹 이자는 3.8% 수준이다.

미국 국채 수익률이 4.75%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스테이킹 이자는 역마진을 발생시킨다. 스테이킹 매력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. 기관 투자 자금을 끌어 모을 명분이 없어진다.

이더리움 가격이 크게 올라서 스테이킹 보상이 낮아도 괜찮다면 모를까, 안정적인 기관 투자 포트폴리오로 스테이킹을 생각한다면 3.8% 이자로는 안된다. 상품성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.

스테이킹 이자가 6~7%는 돼야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. 헤지 비용, 기회 비용까지 감안한 이자다.

높은 이자를 충당하려면 스테이킹 보상을 늘려야 한다. 더 많은 코인을 찍어야 한다. 이더리움 가격을 떨어뜨리는 압력도 커진다. 진퇴양란이다.

# 위기 앞에서 비트코인의 행보는?

금리가 상승하면 금 값이 떨어지는 것처럼 비트코인도 하락 압력을 받는다. 국제 금 시세는 이달 초 온스당 2000 달러를 찍은 후 급락해 1925 달러 선으로 내려왔다. 비트코인도 29K 저항선이 무너졌다.

비트코인은 위기에 강하다. 올해 초 미국 지역은행 연쇄 파산 당시 “비트코인은 나만의 은행”이라는 구호가 먹혀든 것을 기억하자.

비트코인은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한 반성으로 탄생했다. 그로부터 15년 후 비트코인은 블랙록 CEO 래리 핑크가 인정했듯이 “글로벌 디지털 자산”의 지위에 올랐다.

이번 위기가 비트코인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해보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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